1. 발 저림과 발끝 통증, 단순 증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발이 저리고 찌릿찌릿하다", "발끝이 타는 것처럼 아프다"는 증상을 한 번쯤 경험해 본 적 있으신가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증상을 단순히 피로나 혈액순환 문제로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당뇨병성 신경병증(Diabetic Neuropathy)의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서 신경이 손상되는 합병증으로, 주로 손발 끝의 말초신경에 이상이 생겨 저림, 감각 이상, 통증 등을 유발합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당뇨병 환자의 약 50%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의 약 54%가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전조 증상인 발 저림, 통증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30~40대의 비교적 젊은 환자들 사이에서도 신경병증 초기 증상이 점점 더 흔해지고 있습니다. 젊은 층에서는 이런 증상이 자주 간과되거나, 단순한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신경병증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더 심해지며, 심각한 경우 발에 궤양이 생기거나 감각을 잃어 절단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2. 왜 신경병증은 발끝부터 시작될까?
발 저림과 발끝 통증이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우리 몸의 말초신경이 손상되기 쉬운 구조적 특성과 연관이 깊습니다. 당뇨병 환자에서 지속적인 고혈당 상태는 혈관벽을 손상시키고, 이로 인해 신경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됩니다. 특히 발끝이나 손끝처럼 말초 부위는 혈액 공급이 약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손상 신호가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단순한 통증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 신경을 둔하게 만들어 발끝의 상처나 염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작은 상처가 방치되어 감염으로 이어지고, 심각한 경우 발 궤양이나 족부 절단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전 세계 당뇨병 환자의 주요 장애 원인 중 하나"라며 그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발 궤양 환자의 약 85%는 신경병증으로 인해 상처를 인지하지 못한 경우라고 합니다. 특히 국내 당뇨병 환자들 중 연령에 상관없이 발 관리가 소홀한 경우, 신경병증으로 인한 합병증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발끝 통증이나 저림이 느껴질 경우 단순히 피로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발 저림과 통증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법
발 저림이나 발끝 통증과 같은 초기 증상은 신경병증이 이미 진행 중일 수 있다는 경고 신호입니다. 그러나 적절한 관리와 조기 대처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신경 손상을 늦출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혈당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입니다. 고혈당이 신경병증의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신경 손상 예방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또한, 생활 습관의 개선도 필수적입니다.
- 규칙적인 운동은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신경으로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걷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말초 신경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 발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매일 발을 꼼꼼히 점검하여 상처나 염증 여부를 확인하고, 항상 편안한 신발을 신어 발의 압력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 금연과 절주도 필수입니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를 줄이고, 알코올은 신경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 역시 신경병증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심한 통증이 동반될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진통제, 항우울제(아미트립틸린), 항경련제(프레가발린, 가바펜틴) 등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약물에만 의존하는 것보다는 생활습관 개선과 혈당 관리가 병행되어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30~40대는 신체의 회복력이 강한 시기이기 때문에, 신경병증 초기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하면 상태를 호전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발 저림이나 발끝 통증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당뇨 합병증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병원을 방문해 신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조기에 대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예방하는 열쇠입니다.